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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화총사 칼럼] 한국-UAE, "사막에서 피어난 신뢰의 미래"

- '백년해로'를 약속한 두 나라의 특별한 동반자 관계

유엔저널 이성준 기자 |  지난 15일, 청와대 영빈관에 걸린 황금빛 전통 문양 앞에서 두 사람이 악수를 나눴다. 이재명 대통령과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UAE 아부다비 행정청장. 이 만남은 단순한 외교 의례가 아니었다. 2009년 바라카 원전 수주로 시작된 16년간의 여정, 그리고 앞으로 펼쳐질 '백년 동행'의 중간 지점에서 이루어진 재확인의 순간이었다.

 

 

사진 속 칼둔 청장의 미소는 특별했다. 그는 한국을 '제2의 고향'이라 부르는 UAE의 한국 전담 특사다. 2009년부터 지금까지 17년간 한-UAE 관계의 산증인이자 설계자로서, 그가 걸어온 길은 곧 두 나라 협력의 역사 그 자체였다.

 

사막의 기적, 바라카에서 시작된 신뢰
2009년 12월, 한국전력이 UAE 바라카 원전 사업을 수주했을 때, 세계는 놀랐다. 프랑스 같은 원전 강국들을 제치고 한국이 186억 달러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를 따낸 것은 충격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아부다비에서 서쪽으로 280km 떨어진 사막. 섭씨 50도를 넘나드는 혹독한 환경 속에서 한국형 원전 APR1400 4기를 건설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팀코리아'는 약속을 지켰다. 'On time, within budget' - 정해진 기한 내에, 정해진 예산 안에서 원전을 완공했다.

 

2024년 9월, 마지막 4호기가 상업운전에 들어가면서 바라카 원전은 UAE 전체 전력 수요의 25%를 공급하게 됐다. 단순한 에너지원을 넘어, 이는 UAE의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 인프라가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국에 대한 UAE의 신뢰를 입증하는 살아있는 증거가 되었다.

 

칼둔이라는 이름, 신뢰의 다른 이름
칼둔 청장은 UAE 실권자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그는 UAE 원자력공사(ENEC) 이사회 의장이자, 아부다비 행정청장, 무바달라 개발회사 회장을 역임한 UAE 경제 정책의 핵심 인물이다.

 

그의 한국 사랑은 각별하다. 역대 한국 정부를 거치며 임종석 전 비서실장, 강훈식 현 비서실장과 깊은 유대를 쌓아왔다. 2018년 방한 당시 그가 보여준 한국에 대한 애정은 단순한 외교적 수사가 아니었다. "한국과의 원전 계약은 대단히 잘한 결정이었다. 원전 외 의료 등 분야까지 한국의 UAE 참여가 더욱 확대되길 바란다"는 그의 말은 진심이었다.

 

2026년 1월의 이번 방한에서도 칼둔 청장은 모하메드 대통령의 안부를 전하며 양국 관계의 깊이를 재확인했다. 그는 단순한 외교관이 아니라, 한-UAE 관계의 '보증수표'이자 '신뢰의 상징'이 되어 있었다.

 

350억 달러 미래 협력의 설계도
2025년 11월, 이재명 대통령의 UAE 국빈 방문은 새로운 전환점이었다. 양국은 원전을 넘어 훨씬 광범위한 협력의 틀을 그렸다.

 

인공지능(AI):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참여, AI 항만 물류 프로젝트 공동 추진
국방·방산: 무기 공동개발, 현지 생산, 제3국 공동 수출
에너지: 재생에너지, 수소, 탄소포집저장 기술 협력
의료: UAE 현지 K-메디컬 복합클러스터 조성, 선진의료지원센터 신설
문화: UAE K-City 조성을 통한 K-컬처 전진기지 구축
총 350억 달러 규모의 경제 효과가 예상되는 이 협력은, 양국이 단순한 거래 관계를 넘어 '특별 전략적 동반자'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백년해로, 낭만이 아닌 전략
"한국과 UAE가 앞으로 백년을 동행하는 관계를 만들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이 선언은 수사가 아니다. 그것은 치밀한 전략적 계산의 결과다.

 

UAE는 한국에게 무엇인가? 중동의 관문이자, 세계 에너지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다. 석유와 가스를 넘어 청정에너지, AI, 첨단기술 분야에서 막대한 투자를 집행하는 미래 시장이다. 또한 제3국 공동 진출의 든든한 파트너다.

 

한국은 UAE에게 무엇인가? 약속을 지키는 나라다. 바라카 원전이 그것을 증명했다. 또한 세계 최고 수준의 건설, IT, 국방, 의료 기술을 보유한 신뢰할 수 있는 협력자다. 무엇보다, UAE의 국가 비전인 'UAE Vision 2071'을 함께 실현할 수 있는 동반자다.

 

이번 칼둔 청장 방한에서 강조된 '전담인사 시스템'은 이러한 전략의 구체화다. 한국의 강훈식 비서실장과 UAE의 칼둔 청장이 상시 소통 채널을 유지하며, 양국 협력을 신속하게 실행에 옮기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체코에서 증명된 바라카의 유산
2024년 7월, 한국은 체코 원전 수주에 성공했다. 2009년 UAE 바라카 이후 15년 만의 쾌거였다. 그런데 체코 정부가 한국을 선택한 이유는 명확했다. "한국의 입찰이 모든 평가 기준에서 더 우수했다." 하지만 그 평가의 근거는 바로 '바라카 원전의 성공'이었다.

 

칼둔 청장과 바라카 원전이 없었다면, 체코 수주도 없었을 것이다. 이것이 신뢰가 만드는 복리 효과다. 한 번의 성공이 다음 기회를 만들고, 그 기회가 또 다른 성공으로 이어진다.

 

UAE와의 협력도 마찬가지다. 원전에서 시작된 신뢰가 이제 AI, 국방, 의료, 에너지 전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칼둔 청장이라는 신뢰의 연결고리가 있다.

 

2026년, 그리고 그 너머
2026년 1월 칼둔 청장의 방한은 단순한 의례적 방문이 아니었다. 그것은 2025년 11월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사항들을 실행에 옮기기 위한 실무 협의의 시작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한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성과"는 올해 안에 가시화될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모하메드 UAE 대통령의 한국 국빈 방문이 예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때 양국은 지난 16년의 성과를 기반으로, 앞으로 100년의 청사진을 더욱 구체화할 것이다.

 

칼둔 청장이 한국을 '제2의 고향'이라 부르는 이유는 감상 때문이 아니다. 그것은 16년간 함께 만들어온 성공의 경험, 서로에 대한 깊은 이해, 그리고 미래에 대한 공동의 비전이 있기 때문이다.

 

사막에 피어난 신뢰, 세계로 뻗어가다.
한국과 UAE의 협력은 국제 관계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다. 그것은 단기적 이익이 아닌 장기적 신뢰를 기반으로 한다. 말이 아닌 실행으로 약속을 증명한다. 경쟁이 아닌 상생을 추구한다.

 

칼둔 청장과 강훈식 비서실장으로 상징되는 '전담인사 시스템'은, 국가 간 협력이 어떻게 제도화되고 지속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정권이 바뀌어도, 시간이 흘러도, 신뢰의 축적이 있다면 협력은 계속된다.

 

2009년 사막에서 시작된 바라카 프로젝트는 이제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체코를 넘어, 영국, 폴란드, 네덜란드 등 유럽 시장이 열리고 있다. 그리고 그 모든 기회의 중심에 UAE와 함께 쌓아온 신뢰가 있다.

 

2026년 1월 15일, 청와대 영빈관의 황금빛 문양 앞에서 나눈 악수는, 지난 16년의 신뢰를 확인하고, 앞으로 100년의 동행을 약속하는 상징이었다. 한국과 UAE, 두 나라의 특별한 여정은 이제 막 본격적인 항해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