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저널 김동현 기자 | 글 / 이존영 담화총사 | 외교저널 발행인·세계평화미술대전 조직위원회 이사장...벨라루스 민스크에서 열린 K-민화 초청전 「民畵, 한국의 美」는 단순한 전시가 아니었다. 현지 시민 6,000명이 넘게 찾은 이번 전시는 한국 민화가 지닌 따뜻한 감성과 예술정신이 국경을 넘어 한 나라의 마음에 어떻게 스며드는지를 보여준 문화외교의 생생한 증거였다.
민화民畵는 이름 없는 백성들의 일상에서 피어난 그림이지만, 그 안에는 삶의 지혜와 희망, 평화의 기원이 담겨 있다. 호랑이, 연꽃, 해·달, 복福과 수壽. 이 상징들은 한국인의 정신이자 동시에 인류가 바라는 보편적 가치로 평화·조화·행복을 담고 있다.
전통은 오래된 흔적이 아니라 세대를 이어 흐르는 정신의 강이다. 민스크에서 열린 이번 K-민화 전시는 전통이 어떻게 오늘의 세계 속에서 새로운 의미로 다시 피어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예술은 말보다 먼저 이해를 건넨다.
이번 전시는 한국을 대표하는 K-민화 작가 53명이 참여하여 한국적 미학과 온기를 담은 작품을 선보였다. 더욱 뜻깊은 사실은, 그중 34점의 작품이 벨라루스 국립미술관에 공식 기증되었다는 점이다. 예술로 나누고, 예술로 연결하며, 예술로 우정을 증명한 순간이었다. 현지 시민들은 민화 속에서 한국의 정서를 읽고, 색감의 온기를 느끼며, 작품 앞에서 오랫동안 시선을 떼지 못했다. 나는 그들의 눈빛에서 예술이 언어보다 먼저 마음을 열어주는 힘을 보았다. 이것이 바로 예술이고, 이것이 바로 외교다.
“K-민화는 세계와 소통하는 한국의 마음입니다” 나는 개막식에서 이렇게 말했다. “전통은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며 미래를 여는 빛입니다.” K-민화는 과거의 그림이 아니다. 그림 속에 살아 있는 한국인의 마음이다. 그 마음이 벨라루스 국민들의 마음에 닿았고, 그 만남에서 우정과 존중의 씨앗이 싹텄다. 한국의 민화가 외국의 박물관에 기증된다는 것은 단순한 미술품 이전이 아니다. 그 안에 담긴 정신·철학·미의식이 함께 전달되는 것이다.

사랑과 평화는 결국 예술에서 시작된다. 전시기간 동안 우리는 문화부 차관과의 회의, 국립미술관장과의 협력 논의, 현지 언론 인터뷰, 마스터클래스 운영 등을 통해 K-민화의 세계화를 향한 다양한 가능성을 확인했다.
한국에서 온 작가들의 헌신과 열정을 벨라루스는 진심으로 환영했고, 현지 미술관은 한국 작품을 소장하게 된 것을 “큰 영광”이라 표현했다. 예술은 서로 다른 나라를 잇는 가장 따뜻하고 정직한 언어이다. 그 언어가 이번 전시를 통해 양국의 마음을 하나로 연결했다.
K-민화는 평화를 그리는 붓이다. 민스크에서의 전시가 막을 내렸지만 그 여운은 오래 갈 것이다. 한국 민화 속의 호랑이와 꽃, 복의 기운과 수의 상징들은 이제 벨라루스 국민들의 일상 속에서도 은은한 울림을 남길 것이다. 민화는 평화를 그리는 붓이며, 세계를 잇는 다리이고, 미래를 여는 빛이다. 한국의 예술혼이 벨라루스에서 뿌리를 내렸듯, 앞으로도 K-민화는 세계 곳곳에서 새로운 문화의 꽃을 피우게 될 것이다.
나는 믿는다. 문화는 외교의 또 다른 이름이며, 예술은 국경을 넘어 마음을 잇는 가장 순수한 힘이라는 것을. 이번 벨라루스 K-민화 초청전이 한국과 벨라루스의 우정을 꽃피우는 빛나는 문화의 향연으로 오래 기억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