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저널 이길주 기자 | 이제 세계는 한국의 붓 끝을 제 이름으로 부른다. 그 이름은 K-그라피(K-Graphy)다. 한국 문화의 세계화는 더 이상 콘텐츠의 양이나 이벤트의 규모로 평가되지 않는다. 오늘의 세계는 한국 문화가 어떤 언어로, 어떤 태도로 자신을 설명하는가에 주목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등장한 K-그라피는 한국 미술이 스스로의 정체성을 재정의하며 세계와 대화하기 위해 선택한 하나의 문화적 선언이다. K-그라피는 서구 개념인 ‘캘리그라피(Calligraphy)’의 번안이 아니다. 그것은 서예, 문인화, 한국화, K-민화, 묵화 등 한국 미술 전통을 병합한 종합 예술 개념이다. 특정 장르를 넘어, 필획의 정신과 여백의 사유, 자연관과 길상성, 먹의 농담과 호흡이 하나의 화면 안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이 개념의 핵심은 형식의 결합이 아니라 정신의 통합에 있다. K-그라피는 장르 간 경계를 허무는 것이 아니라, 본래 하나였던 한국 미술의 흐름을 현대적 감각으로 되돌려 놓는다. 그래서 작품은 설명보다 침묵으로, 장식보다 절제로 작동하며 관람자에게 사유의 시간을 건넨다. 이러한 미학은 한국 문화가 지닌 고유한 힘, 이른바 ‘문화덕文化德’과 맞닿아
유엔저널 이길주 기자 | 최근 "미국 트럼프 가문의 코인", "UAE 1억 달러 투자 유치" 등을 내세우며 국내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는 MOVA Chain(모바 체인)과 USD1SWAP이, 실제로는 블록체인 기술을 빙자한 '글로벌 폰지(Ponzi) 사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본지가 입수한 내부 문건과 블록체인 포렌식 분석 결과, 이들은 실체가 없는 해외 법인을 앞세워 신뢰를 조작하고, '소각', '채굴' 등의 기술 용어를 악용해 투자자들의 출금을 막는 치밀한 수법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트럼프 코인 USD1, 미 의회 통과했다?"... 명백한 가짜뉴스 MOVA Chain 측은 투자자 모집 과정에서 "USD1 코인이 미국 상·하원을 통과한 법안에 의해 승인되었다"고 홍보하고 있다. 이는 투자자들에게 '국가가 보증하는 코인'이라는 잘못된 확신을 심어주는 핵심 논리다. 하지만 본지가 미국 의회 입법 기록을 확인한 결과, 이는 명백한 사실 왜곡으로 밝혀졌다. 2025년 미 의회가 '지니어스 법(GENIUS Act)' 등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을 통과시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법안은 스테이블코인 산업 전반에 대한 '규제 가이
유엔저널 이길주 기자 | 태국 국경일을 기념하는 공식 리셉션이 4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개최되며, 한국과 태국이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 전략 협력 관계’로 한 단계 더 격상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태국의 국경일이자, 고(故)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의 탄신일을 함께 기념하는 뜻깊은 자리로 이날 행사에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 정 의혜 외교부 차관, 국내 경제계 인사, 외교단 등이 대거 참석해 양국의 오랜 우정을 기념했다. 주한태국대사 “태국–한국 관계, 새로운 국제 외교 무대에서 더 높이 도약할 것” 타니 쌩랏(Tanee Sangrat) 주한태국대사는 환영사에서 태국 국경일이 고(故) 푸미폰 국왕의 탄신일, 태국의 아버지의 날, 세계 토양의 날까지 아우르는 중요한 날이라며 의미를 되새겼다. 또한 2025년 10월 서거한 시리킷 왕대비의 평생 헌신을 추모했다. 대사는 올해 한국에서 개최된 APEC 정상회의 계기에 아니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와 이재명 대통령이 회담을 진행했다고 설명하며, 양국 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의 조속한 타결 의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태국 정부는 글로벌 외교 무대에서 보다 적극적이고 미래를 바라보는 외교 정책을 펼치고 있다”
유엔저널 이길주 기자 | 양평 두물머리는 두 강의 만남이자, 여행자들의 마음이 잠시 내려앉는 쉼의 공간이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합쳐지는 이 자리에서 강물은 하나의 이름, ‘한강’을 얻고 사람은 잠시 자신을 돌아볼 고요한 시간을 얻는다. 첫 번째 사진 속, 붉은 돛을 단 배는 두물머리의 겨울 풍경을 상징처럼 떠받치고 있다. 나무는 잎을 모두 비워냈지만, 가지마다 깃든 선線은 더 선명해졌다. 수면은 고요해 하늘과 나무를 완벽히 반영하고, 그 위에 정박한 돛배는 마치 긴 시간을 건너온 사신처럼 바람 한 점 없는 겨울에도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 돛배는 실제로 움직이지 않는다. 그러나 그 멈춤은 정지의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떠남을 준비하는 고요’, ‘흐름 속의 쉼’이라는 여행의 본질을 말한다. 사진 속 풍경을 바라보면 멈춘 배가 아니라, 우리 마음속 어딘가에 늘 정박해 있던 생각의 조각들이 떠오른다. 두 번째 사진에 등장하는 ‘두물경’ 표석은 두물머리라는 지명이 단순한 지역 명칭이 아니라 ‘두 물이 경계 없이 하나로 이어지는 자리’라는 철학적 의미를 품고 있음을 알려준다. 표석 뒤편으로 펼쳐진 강물은 잔잔하고, 겨울 구름은 흐릿한 빛으로 풍경을 덮으며 시간
유엔저널 이길주 기자 | 신뢰(Trust). 이 한 글자가 무너지면 아무리 강한 국력도 설득력을 잃고, 아무리 화려한 외교 메시지도 공허한 메아리로 돌아온다. 오늘날 국제사회는 각국의 이해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그만큼 ‘말과 행동의 일치’가 외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 때보다 크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겉으로는 협력을 말하면서도 속으로는 배타적 이익을 계산하는 ‘면종복배面從腹背’적 태도가 국제 관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외교의 이중성은 비단 국가들 사이뿐 아니라 국내 정치와 사회에서도 반복된다. 공공의 자리에선 공정을 말하지만, 비공식 자리에서는 이익을 좇고, 표면적 합의 뒤에는 숨은 조건과 이중적 메시지가 뒤따른다. 이런 불일치는 결국 단기적 이익은 가져올지 몰라도 국제사회에서의 신뢰도와 국가 이미지는 결국 큰 상처를 입는다. 불교에서 말하는 삼업청정三業淸淨말·행동·뜻이 하나 되는 경지는 개인에게만 적용되는 수행의 원리가 아니다. 국가도 마찬가지다. 국가의 말이 행동과 다르고, 행동이 의도와 다르면, 그 국가는 신뢰받기 어렵다. 신뢰가 없는 국가는 외교의 무대에서 힘을 잃는다. 국가 이미지와 국제 신뢰도는 2025년을 사는 오늘날, 군사력
유엔저널 이길주 기자 | 불교인권위원회(공동대표 진관·도관)가 창립 35주년을 맞아 11월 20일 한국창극원 창덕궁소극장에서 기념식과 함께 제31회 불교인권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위원회는 앞서 11월 3일 충북 영동 대약사사 여래종 총무원에서 열린 불교인권상선정위원회(위원장 명안 스님)를 통해, 미전향 장기수 안학섭(96) 선생을 제31회 수상자로, 해병대 채 상병 순직사건의 진실을 밝힌 박정훈 해병대 대령을 2025년 인권공로상 특별 수상자로 선정했다. “인권은 인간만의 권리가 아니다. 위원회는 창립 이래 일관되게 불교의 자타불이自他不二 정신을 바탕으로 한 인권운동을 펼쳐왔다. 불교가 말하는 인권은 인간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유정·무정 일체 존재가 지닌 동일한 가치”에 대한 무한한 자비의 실천이다. 위원회는 “인권은 곧 수행이며, 개별 존재의 존엄을 밝히는 보살행”이라는 철학 아래, 현대사회 인권 문제 속에서 불교적 시선을 제시해 왔다. 제31회 불교인권상: 미전향 장기수 안학섭 선생은 6·25 전쟁 당시 포로로 잡혔으나, 제네바 협약이 규정한 인도적 송환의 기회를 얻지 못한 채 국가보안법 적용으로 42년 4개월 간 장기 구금되었다. 석방 이후에도 96세
유엔저널 이길주 기자 | 서울대 음악대학을 졸업하고 오랜 세월 무대와 강단에서 음악으로 따뜻한 울림을 전해온 김숙진 작가가 첫 음악에세이 ‘음악은 마음 깊이 흐르고(도서출판 위)’를 출간했다. 이 책은 기쁨과 슬픔, 외로움과 위로가 교차하는 삶의 순간마다 음악이 마음을 어떻게 다독이는지를 섬세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작가는 수많은 공연과 강연을 통해 느낀 감동의 이야기, 그리고 음악이 전해준 치유의 힘을 진솔한 언어로 담아냈다. 이번 책 ‘음악은 마음 깊이 흐르고’에는 그 무대에서 느끼고 경험한 이야기들, 그리고 음악이 제 마음을 어떻게 어루만지고 삶을 변화시켰는지를 담아냈다는 평가다. 작가는 책을 통해 음악이 단지 듣는 예술이 아닌, 마음을 회복시키는 언어임을 보여준다. 클래식뿐 아니라 영화음악, 재즈, 팝까지 다양한 장르의 곡들이 인생의 장면마다 맞춰 흐르며, 읽는 이의 감정과 공명한다. 각 장에는 QR코드가 수록되어 있어, 독자는 책 속 이야기와 함께 실제 음악을 들으며 한층 깊이 있는 감동을 느낄 수 있다. 한편, 이번 공연을 기획하고 진행한 김숙진 대표는 오는 14일 오후 2시 30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더파타움에서 에세이집 ‘음악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