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부기구

백선엽 장군 다큐 ‘승리의 시작’, 주한미군 부대서 특별 상영

- 박진형 미 육군 준장·백남희 여사·권순도 감독 참석
- 주한미군 장병 200여 명 관람, 한미동맹과 군인정신 되새겨
- 백남희 여사 연설에 미군 장병 전원 기립박수로 화답

유엔저널 이존영 기자 |  백선엽 장군의 생애와 6·25전쟁 전투 현장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승리의 시작’이 주한미군 장병들을 만났다.

 

 

지난 22일 주한미군 부대에서 한미동맹 강화와 장병교육을 위한 ‘승리의 시작’ 특별상영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미 육군 제19지원사령부(19th Expeditionary Sustainment Command·19th ESC) 사령관인 박진형 준장(Brig. Gen. Jin H. Pak)을 비롯해 백선엽 장군의 장녀 백남희 여사와 권순도 감독이 참석했다.

 

현장에는 주한미군 장병 등 200여 명이 참석해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영화를 관람하며 백선엽 장군의 군인정신과 6·25전쟁 당시 한미 양국 장병들의 희생을 되새겼다.

 

22년에 걸쳐 완성한 6·25전쟁의 기록
지난해 여름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 ‘승리의 시작’은 권순도 감독이 22년에 걸쳐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다.

 

백선엽 장군이 6·25전쟁의 주요 전투 현장을 직접 찾아 당시 상황을 설명한 희귀 기록을 담고 있어 군사전문가와 역사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큰 관심을 받아왔다.

 

영화는 다부동전투를 비롯한 6·25전쟁의 치열했던 순간들과 백 장군의 지휘관으로서의 삶, 전쟁 이후 대한민국 육군을 재건하고 현대화하는 데 기여한 과정을 조명한다.

 

미 육군 최초의 한국계 미국인 장성 가운데 한 명으로 알려진 박진형 준장은 지난 7월 10일 다부동에서 열린 백선엽 장군 서거 6주기 추모식에서도 기념사를 통해 고인의 군인정신을 기린 바 있다.

 

 

박진형 준장 “전투 전문가로 성장한 지휘관”
박 준장은 영화 상영에 앞서 군대와 육군은 제도와 조직뿐 아니라 그 안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사람들로 구성된 전문 직업 집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문가란 자신의 기술과 역할에 대해 항상 더 배워야 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라며 “군복을 입은 우리에게 주어진 역할은 육군으로서 전투를 수행할 능력을 갖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백선엽 장군을 “매우 위험하고 적대적인 환경과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치열한 전쟁 속에서 싸우는 방법을 익힌 진정한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박 준장은 6·25전쟁이 발발한 1950년 여름은 한국 역사상 가장 무더운 여름 가운데 하나였고, 같은 해 겨울은 가장 혹독한 추위를 기록한 시기 가운데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백 장군이 전쟁 당시 지휘관으로서 쌓은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이후 대한민국 육군참모총장을 맡아 오늘날의 현대적인 대한민국 육군을 건설하고 재건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백남희 여사 “미군의 도움을 잊지 않으셨다”
백선엽 장군의 장녀 백남희 여사는 미군 장병들이 오랜 세월 백 장군을 기억하고 기념해 준 데 대해 거듭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백 여사는 “아버지는 살아생전 ‘미군의 도움이 없었다면 대한민국을 지킬 수 없었다’며 한없이 감사해하셨다”고 회고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백 여사의 연설이 끝나자 참석한 미군 장병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힘찬 박수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행사장은 국적을 넘어 전우애와 희생의 가치를 함께 기억하는 뜻깊은 순간으로 채워졌다.

 

 

“우리의 가족과 피를 나눈 미국인 전우들의 이야기”
권순도 감독은 “‘승리의 시작’은 한미동맹의 상징인 백선엽 장군에 관한 영화인 동시에 우리의 할아버지와 아버지, 형제, 그리고 피를 나눈 미국인 전우들에 관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영화가 대한민국 국군은 물론 미군 부대의 야전 지휘관들에게도 널리 상영되기를 바란다”며 한미 장병들이 역사적 교훈과 동맹의 의미를 함께 되새기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상영을 마친 참석자들은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 한미동맹을 상징하는 구호인 “같이 갑시다(We Go Together)”를 힘차게 외쳤다.

 

이번 상영회는 6·25전쟁의 역사와 백선엽 장군의 군인정신을 주한미군 장병들과 공유하고, 피로 맺어진 한미동맹의 가치와 책임을 다음 세대에 전하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