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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참전국의 희생을 기억하는 ‘감사의 빛’

- 광화문광장에 솟아오른 평화의 기둥들

유엔저널 김태연 기자 |  서울 광화문광장을 걷다 보면 세종문화회관 옆 넓은 광장 한편에 하늘을 향해 우뚝 솟아오른 검은 기둥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처음 마주하는 이들은 현대 조형예술 작품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이 기둥들은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헌신한 6·25전쟁 참전국들의 희생을 기리는 상징물이다.

 

 

광화문은 대한민국의 역사와 현재가 만나는 공간이다. 경복궁과 북악산을 배경으로 세종대왕과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정신이 살아 숨 쉬는 이곳에 세워진 기념 조형물은 단순한 예술작품이 아니라 자유의 가치를 기억하게 하는 역사적 상징이다.

 

조형물은 일정한 간격으로 늘어선 23개의 기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마다 다른 나라를 상징하는 이 기둥들은 마치 하늘을 향해 올리는 감사의 기도처럼 보인다. 멀리서 바라보면 거대한 파도가 이어지는 형상 같기도 하고, 자유를 향해 날아오르는 날개의 모습처럼 보이기도 한다.

 

기둥 하나하나에는 대한민국을 위해 싸운 참전국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이름은 다르지만 의미는 하나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자유를 지키기 위해 한반도에 찾아온 젊은이들의 희생정신이다.

 

특히 조형물에 새겨진 ‘평화를 위한 희생’이라는 문구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일상과 번영이 결코 저절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6·25전쟁은 수많은 생명을 앗아간 비극이었지만, 동시에 국제사회가 자유와 평화를 위해 연대했던 역사이기도 하다. 세계 여러 나라의 젊은이들이 낯선 땅 대한민국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고, 그 희생 위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세워졌다.

 

광화문광장의 이 기념비는 과거를 기억하기 위한 공간인 동시에 미래를 향한 약속의 공간이기도 하다. 전쟁을 기억하는 이유는 증오를 남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시는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해 질 무렵 노을빛이 기둥에 내려앉으면 검은 화강암은 금빛으로 물들고, 광장 위로 길게 드리운 그림자는 마치 참전용사들의 발자취처럼 이어진다. 그 모습은 우리에게 조용히 말한다.

 

"평화는 기억하는 사람들의 몫이다."

 

호국보훈의 달 6월, 광화문광장의 평화의 기둥들은 오늘도 묵묵히 서서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헌신한 이들을 기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