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저널 이성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4월 27일 오후 3시 하사비스 CEO와 회동을 갖고 최근 급속도로 진전되고 있는 AI 기술의 현황과 미래 변화 방향, 그리고 국제 협력 전략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하사비스 CEO는 2016년 바둑 기사 이세돌 9단과의 역사적인 'AlphaGo(알파고)' 대국을 주도한 인물로, 단백질 구조 예측 AI 모델 'AlphaFold(알파폴드)' 개발의 공로를 인정받아 2024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석학이다.
이번 회동은 이재명 대통령이 이어오고 있는 글로벌 AI 행보의 연장선상에 있다.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샘 올트먼(Sam Altman) 오픈AI(OpenAI) CEO 및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NVIDIA) CEO와 면담했으며, 11월에는 마사요시 손(Masayoshi Son) 소프트뱅크(SoftBank) 회장과도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또한 지난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AI 이니셔티브'를 만장일치로 채택하는 성과를 이끌었으며, 세계보건기구(WHO), 유엔개발계획(UNDP), 국제전기통신연합(ITU) 등 국제기구와 협력해 한국에 '글로벌 AI 허브'를 설립하기로 결정하고, 인도네시아와는 글로벌 AI 기본사회 연대 구성에 합의하는 등 국제 AI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하사비스 CEO는 이 대통령의 "한국에서 유명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느냐"는 인사말에 "10년 전 알파고 대국이 열린 서울에서 오늘날의 AI가 태어났다"며 "한국은 저와 구글 딥마인드에게 매우 특별한 나라"라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이 구글의 AI 서비스 '제미나이(Gemini)'를 사용하면서 때로 예상치 못한 답변을 받은 경험을 유머러스하게 전하자, 하사비스 CEO는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도 AI가 가져오는 기회 못지않게 악의적 활용 가능성과 자율적 의사결정이 가능한 AI의 위험성 등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솔직하게 밝혔다. 그는 AI 설계 단계부터 보안 솔루션을 내재화하는 과정까지, 국제사회가 공유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AI의 안전한 활용을 위한 국제적 규범이나 기준이 필요하지만 현재로서는 매우 부족해 보인다고 지적하자, 하사비스 CEO는 이에 공감하면서도 민간 부문의 경쟁 심화와 기술 패권 경쟁으로 인해 국제 규범 수립이 쉽지 않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한국, 미국, 싱가포르 등 여러 나라가 협력해 포괄적인 안전 체계를 구축하고, 정부와 민간이 집단 지성을 발휘해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인공일반지능(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의 실현 시점을 묻는 이 대통령의 질문에 하사비스 CEO는 인간의 모든 인지 능력을 활용할 수 있는 AGI가 2030년 이전, 향후 5년 이내에 실현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AGI의 파급 효과가 산업혁명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더 큰 사회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하며, AI를 과학적 발견의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 자신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신소재 개발, 난치병 치료, 생산성 혁신 등 모든 분야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열 수 있다고 평가하며, 인류가 과학적 발견의 새로운 황금기에 진입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양측은 AI가 저성장, 기후위기, 의료 문제 등 인류 공동의 과제를 해결하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는 동시에, 무기로 악용되거나 경제적 불평등을 심화할 위험도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에 국제사회가 책임 있는 AI 활용을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AI로 인한 일자리 문제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대비 필요성을 강조하자, 하사비스 CEO는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단정하기 어렵다면서도 일자리 정의와 부의 재분배를 고려한 새로운 경제 모델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 대통령이 20년 이상 논의해온 기본소득의 필요성을 AI 시대에 재언급하자, 하사비스 CEO는 기본소득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주거, 교육, 교통, 의료 등 국가가 기본 서비스를 제공하되 자본시장의 원리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로봇이 일자리를 대체해 생산성이 향상될 경우, 로봇을 훈련시키는 노동자들에 대한 지원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정부, 국제기구, 기업이 참여하는 '글로벌 AI 허브' 설립 계획을 소개하고, 모든 사람이 AI 기술 발전의 혜택을 공유할 수 있도록 딥마인드가 핵심 파트너로 함께해줄 것을 요청했다. 하사비스 CEO는 한국의 이러한 행보를 높이 평가하며 구글도 적극 참여하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양측은 한국 연구·학술계와의 AI 협력을 구체적으로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우선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K-문샷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협력하며, 한국 연구팀이 세계적 수준의 과학 AI 역량을 보유한 딥마인드와 협력해 바이오, 기상·기후, 미래 에너지 등 과학기술 분야 역량이 크게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구글 딥마인드 간 업무협약(MOU) 체결도 예정되어 있다.
아울러 구글은 올해 안에 서울에 전 세계 최초로 'AI 캠퍼스'를 열고 연구자 및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하사비스 CEO는 구글 연구팀의 한국 파견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으며, 이 대통령이 최소 10명 이상의 인원 파견을 요청하자 이 자리에서 즉석으로 합의가 이루어졌다.
이 대통령은 회동을 마무리하며 "10년 전 알파고 대국으로 함께 AI 시대의 막을 열었듯, 10년 또는 20년 후에도 'AI for All(모두를 위한 AI)'의 빛나는 미래를 함께 열어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