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저널 이길주 기자 | 최근 "미국 트럼프 가문의 코인", "UAE 1억 달러 투자 유치" 등을 내세우며 국내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는 MOVA Chain(모바 체인)과 USD1SWAP이, 실제로는 블록체인 기술을 빙자한 '글로벌 폰지(Ponzi) 사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본지가 입수한 내부 문건과 블록체인 포렌식 분석 결과, 이들은 실체가 없는 해외 법인을 앞세워 신뢰를 조작하고, '소각', '채굴' 등의 기술 용어를 악용해 투자자들의 출금을 막는 치밀한 수법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트럼프 코인 USD1, 미 의회 통과했다?"... 명백한 가짜뉴스
MOVA Chain 측은 투자자 모집 과정에서 "USD1 코인이 미국 상·하원을 통과한 법안에 의해 승인되었다"고 홍보하고 있다. 이는 투자자들에게 '국가가 보증하는 코인'이라는 잘못된 확신을 심어주는 핵심 논리다. 하지만 본지가 미국 의회 입법 기록을 확인한 결과, 이는 명백한 사실 왜곡으로 밝혀졌다.
2025년 미 의회가 '지니어스 법(GENIUS Act)' 등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을 통과시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법안은 스테이블코인 산업 전반에 대한 '규제 가이드라인'을 만든 것일 뿐, 특정 코인인 'USD1'을 승인하거나 보증한 적이 결코 없다.
미국 금융 전문가들은 "미국 의회가 특정 민간 코인을 법률로 승인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규제 법안 통과 사실을 교묘하게 비틀어 마치 해당 코인이 합법적 승인을 받은 것처럼 꾸미는 전형적인 사기 수법"이라고 경고했다.
진짜와 가짜를 섞다... WLFI vs MOVA의 '위험한 믹스'
이들의 사기 수법이 치밀한 이유는 '진짜'와 '가짜'를 혼합했기 때문이다.
진짜(Fact): 트럼프 가문이 관여한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LFI)'이라는 회사가 있고, 여기서 'USD1'이라는 스테이블코인을 기획한 것은 사실이다.
가짜(Fake): 그러나 현재 한국에서 투자금을 모으고 있는 'MOVA Chain'과 'USD1Swap'은 트럼프의 WLFI와 기술적·사업적 연관성이 전혀 확인되지 않은 별개의 조직이다.
MOVA Chain 측은 트럼프의 WLFI가 가진 '정치적 파워'와 '브랜드'를 자신들의 프로젝트인 양 무단으로 차용하고 있다. 실제 WLFI 공식 채널에서는 MOVA Chain과의 파트너십을 언급한 바 없으며, MOVA 측의 웹사이트(usd1swap.site 등)는 트럼프 재단과 무관한 익명의 운영자에 의해 최근 급조된 것으로 확인됐다.
"트럼프 팔아 사기"... 한·미 외교 문제 비화 우려
더 큰 문제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금융 사기를 넘어 국제적인 외교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미국 현직 대통령의 이름을 사칭하여 대규모 자금을 불법 수신하고 있다. 만약 이 폰지 구조가 붕괴하여 한국 내 수만 명의 피해자가 발생할 경우, 피해자들은 "미국 대통령이 만든 코인이라 믿고 투자했다"며 미국 정부나 트럼프 재단을 향해 비난의 화살을 돌릴 가능성이 있다.
국제 금융 범죄 전문가들은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도용한 대규모 사기 범죄가 동맹국인 한국에서 방치될 경우, 미국의 금융 신뢰도 하락은 물론 외교적 마찰의 소지까지 있다"며 "한국 수사 당국이 국제 공조를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UAE 투자사 'Aqua1'... 주소도, 라이선스도 없는 '유령 법인'
이 프로젝트의 핵심 홍보 수단은 "UAE 기반 투자펀드 Aqua1 Foundation이 1억 달러(약 1,400억 원)를 투자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본지 취재 결과, 이는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농후하다.
UAE의 주요 금융 규제 당국인 아부다비 글로벌마켓(ADGM), 두바이 금융청(DFSA), UAE 경제부 어디에서도 'Aqua1 Foundation'의 법인 등록 기록은 발견되지 않았다. 심지어 공식 홈페이지에 기재된 이메일(contact@aqua1.foundation)은 수신이 불가능한 상태였으며, 웹사이트에는 팀원 정보나 감사 보고서 없이 오로지 홍보 기사 링크만 나열되어 있어 실체가 불분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실체 없는 페이퍼컴퍼니를 내세워 막대한 해외 자본이 유입된 것처럼 꾸미는 전형적인 '권위 세탁(Authority Laundering)' 수법"이라고 지적했다.
매일 소각해서 오른다?"... 블록체인상 가치는 '0원'
최근 이 업체는 "UC 토큰을 매일 소각(Burning)하여 가치를 상승시킨다"는 공지를 띄우며 투자자들을 현혹하고 있다. 본지가 입수한 '소각 완료' 문건에 따르면 이들은 특정 지갑(0x...dEaD)으로 토큰을 전송한 뒤 이를 가격 상승의 호재라고 홍보했다.
하지만 블록체인 탐색기를 통해 해당 내역을 조회한 결과, 소각된 4,600만여 개의 토큰 가치는 '$0.00(0원)' 으로 표시되었다. 거래소에 상장되지 않아 유동성이 전혀 없는 '껍데기 코인'을 소각하는 쇼를 벌인 셈이다. 가치가 0원인 자산을 아무리 없애봤자 가치는 여전히 0원이다. 이는 투자자들에게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환상을 심어주기 위한 기망 행위에 해당한다.
'보험풀·채굴풀'의 실체는 '출금 봉쇄 장치'
백서에 등장하는 '보험풀(Insurance Pool)', '바닥풀(Bottom Pool)', '채굴풀(Mining Pool)' 등의 용어 또한 투자자 보호 장치가 아닌 '자금 락업(Lock-up)' 장치임이 드러났다.
분석 결과, 이 기능들은 투자자가 자금을 넣으면 일정 기간 동안 출금을 할 수 없도록 강제하거나 매도를 제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신규 투자자의 유입이 끊길 경우 발생할 '뱅크런(대량 인출 사태)'을 막기 위해 기술적 용어로 포장된 족쇄를 채운 것이다.
"센터장 되면 수당 지급"... 명백한 '금융 다단계'
본지가 확보한 '센터 및 개인 프로모션' 내부 문건은 이 프로젝트가 금융 상품이 아닌 다단계 폰지 사기임을 증명하는 결정적 증거다.
해당 문건에는 ▲2만 달러 투자 유치 시 1,000달러 현금 지급 ▲센터 개설 시 지갑 주소 제출 및 실적 검토 ▲하위 회원 모집에 따른 보상 플랜 등이 상세히 적시되어 있다. 투자 수익이 사업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데려오는 행위'에서 발생하는 구조다.
이는 「방문판매법」 및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는 명백한 불법 행위다. 또한 트럼프 가문의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LFI)', '스탠다드차타드 은행', '블랙록' 등의 로고를 무단으로 도용하여 투자자들을 속인 점은 형법상 사기죄 성립 요건을 충족한다.
전문가 "지금이 탈출할 마지막 기회일 수도"
가상자산 전문가는 "해외 법인을 사칭하고, 거래소 상장 없이 자체 지갑(토큰포켓 등)을 통해서만 투자를 유도하는 방식은 추적을 피하기 위한 전형적인 수법"이라며 "출금 지연 징후가 보이기 시작하면 이미 늦은 것이다.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와 수사 당국의 신속한 개입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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